나란놈은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었을까를 가만히 생각해 보다가
글로 적어봐야지 했더니
왠지 작년에 개인상담 받을 때 했던 이야기들을 이어서 해 버릴 것 같았다.
아주 어릴땐 기억이 나지 않아요.
중고등학교 친구는 없어요.
대학에서 포텐이 터졌고요.
사회생활 하면서 좋은 성격에 꽃이 피었네요.
그래서 조금 다르게 생각 해 보기로 했다. 내 일대기를 쓸건 아니니까.
보다 구체적인 사례로 부터 보자면
나는 특별한 별명을 가지고 있지 않다.
애기때는 작은이모가 세팔이라고 불러줬다. 그래서 사촌 누나와 형도 그렇게 불렀는데
싫었다.
내 이름은 그게 아닌데 !?
세팔이 세팔이 하면서 뭔가 조롱당하는 느낌이었다고 할까?
다시 잘 생객해 보아도 중학교 1학때까지 특정한 별명을 가진적이 없다.
그러다 이름 때문에 남자임에도 언니라는 별명을 가졌는데
그마저도 당시에 비교적 가깝게 지냈던 몇몇 아이들만 부르는 호칭이었다. 그저 그뿐이었다.
대학에서도 별명은 생기지 않았다.
남들에 의해서 캐릭터가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일까
스스로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부르주아라는 닉에서 쉐도우를 거쳐 긍정과 올라운더까지
원하는 모습을 또는 가지고 있는 모습을 ID나 닉으로 찾아가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궁금하다.
왜 나는 별명이 안 생겼지? 왜 사람들이 특별한 별명을 안 불러줬을까?
별명이 생기는 것은 시기가 있는 것이 아니기에
나이가 30이 넘어서 같이 운동하던 형들은 나를 철머리 또는 철두라 불러주긴 했다.
이러니 더더욱 궁금하다.
첫번째 드는 생각
20대까지 나는 약가 무색무취의 인간형이 아니었을까 싶다.
인기투표가 아닌 지명에 의한 반장이었고
공부도 뭐 그럭저럭
게임은 별로 좋아하지도 그렇다고 잘 놀줄아는 것도 아니며
딱히 뭘 하겠다는 목표지향적이지도 않은
정말 그 당시 표현대로 시간의 흐름에 별 생각 없이 따라가는 사람이었던거 같다.
두번째는
보통은 캐릭터가 쎈 사람이 별명을 던지지
캐릭터가 약한 사람이 남에게 별명을 지어주지 않는데
내가 카리스마가 막 넘치는 사람은 아니지만 모임에 중심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기에
주변인들이 나에게 뭔가 별명을 붙여줄 기회? 같은 것이 없었을 수도 있다.
마지막은
내가 사람을 대하는 방식의 전반적인 변화에 있을 수도 있다.
항상 어느 그룹의 중심에 있어야만 했던 나는 주변인으로도 잘 머무를 수 있게 되었고
나름의 목표를 가지고 살게 된 후로 생각은 되지만
남들이 나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에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게 되었다.
가볍게만 보면 나라는 사람은 누군가가 무시하거나 잡아먹기에 참 좋은 캐릭터인데
딱히 그런 관계가 없었던 것을 보면
내가 정말 좋은 사람만 만났거나
내가 생각보다 더 재수가 없을 수도...
나름 전공자지만 스스로를 캐 보는것 쉬운일이 아니다.
이래서 요즘 다시 개인상담 받아보고 싶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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